2009년 01월 04일
<우리학교> by 보혜자매
3월 29일 개봉한 한국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는 연출자와 대상간의 돈독한 관계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였다. 감독 김명준은 2003년 말부터 혹가이도 초중고급학교에 찾아갔고 그들의 민족교육을 뷰파인더에 담고자 하는 의욕을 학교 관계자에게 밝혔고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마침내 영화화를 수락받았다고 한다. 장편 다큐 <우리 학교>는 여러 가지 시점으로 볼수 있는 작품이다. 남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총련계 학교에 대한 호기심으로서 볼수 있고, 또 한국 영화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10년이 담긴 '송환'은 예외로 함) 오랜 제작 기간(준비부터 총 4년)의 집념에 포커스를 맞출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이 주목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10대 청소년들의 생활을 담은 학원물로서의 관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학교>는 총련계 민족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 중 한 곳을 선정하여 교사 및 학생들의 1년을 흡사 인류학적 보고서와도 같이 담아낸 영화이다.
'우리 학교'-학부모, 교사, 학생들이 자신들의 학교를 이렇게 부름-는 우리나라식으로 보자면 일종의 대안학교인 셈. 혹가이도에 있는 유일한 조선학교인 '혹가이도초중고급학교'는 전교생이 162명인데 알다시피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본내에서도 점차 줄어드는 입학희망자수에 따른 사연이 있다.
조선학교의 역사는 길고도 슬프다. 과거 식민지 시대에 일본국민이었던 재일동포들은 해방이 되면서 일본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조선’이라는 국적을 부여받는다. 60년대에 한국(남한)과 일본의 국교가 수립되면서 재일동포들은 국적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 어떤 이들은 일본을 선택하지만 많은 이들은(현재 약 14만여 명) ‘조선적’을 선택한다. 그건 실제적으로-법적- 남한국적도 아니고 북한국적도, 그렇다고 일본적은 더더욱 아니다. 즉, 그들은 무국적(無國籍)인 것이다! 단지 언젠가 통일이 될 때 ‘한국인’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50여년을 (어찌보면 너무도 미련스럽게) 지켜온 이들...
그로부터 60여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는 80여개의 ‘조선학교’가 남아있다. 대부분 고향이 남쪽인 재일조선인들이 3,4세대까지 이어지는 동안 한반도 남쪽의 사람들에게 ‘조선학교’는 잊혀진 존재였다.” 영화는 이러한 김명준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다큐멘터리로써 <우리 학교>는 연출자가 보이스로 직접 개입하는 전형적인 형식을 띄고 있다. 감독의 의도는 처음에는 그렇지 않고 철저히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선학교를 관찰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학생,교사들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나 아이들은 ‘남조선 사람들’앞에서 자신들의 수업방식이 행여 이질적일까봐 초반에는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명준 감독’(아이들이 부르게 된 호칭!)의 진심어린 의도를 안 이후에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되었다고도. 아. 언론에 의해 많이 알려진 대로 이미 김감독의 작고한 아내 조은령의 작업때부터 신뢰관계는 시작되고 있었다.
'곱다고 보아주는 사람도 없는데'-분단선코스모스의 가사- 그들, 교원과 아이들의 관계는 이 지구상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이다. 많은 이들이 알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고 하는 축구 경기 장면에는 사실 하나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왜 아이들은 그토록 섧게 울고 분해하였을까? 물론 재일 동포를 위해 그라운드를 뛰었기에 일본팀에 아깝게 진데서 오는 선수의 마인드도 있었겠지만, 3학년들은 조선학교 졸업전 마지막 경기였기에 애석했고, 1,2학년은 선배들과 다시는 뛸수 없다는 생각에 슬펐던 것이다~ 이들의 저 내면 깊숙이에는 한반도 남쪽에서 20여년간 교육을 받은 사람은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심연의 애정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 학교>를 보는 것은 기이한 체험이다. 감동적인데 그 이유를 좀처럼 한두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기록영화의 실제적인 주인공은 고급부 3학년 21기 학생들이다. 가장 고학년으로 하급생들을 이끌어가며 그들을 중심으로 합창대회, 운동회, 수학여행 등 행사들을 치르어간다. 관객은 그들과 함께 조선학교의 1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 아이들의 '민족정신'은 정말로 투철하다. 한 예로 북한으로의 졸업여행을 적은 스케쥴표에 누군가 '#월 #일 조국 입국, *월 *일 일본 귀국'이라고 써 놓았는데, 리성대 학생이 그게 아니라 조국 귀국(일본 입국)이라고 하는 장면이 그러했다.
흔한 표현이지만 그 모습 그대로이기에 아름답고 눈물겨운 열아홉 청춘들이 혹가이도에는 있었다...!!
한국 제작진이 일본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우리학교>. 통일같은 거대담론을 어렵지 않은 화법으로 말하고 있는 이 시대 업그레이드 된 청춘영화였다.
copyright 보혜 (cinewriter@naver.com)
# by | 2009/01/04 17:18 | 샬롬의 영화 (Movie) | 트랙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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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곳에서 블로깅을 계속 하시는 건가요?
루시님의 얼음집 입성을 축하드립니다. ^_^
(이 얼음집은 예전부터 만들어 놓으신 것 같으시던데요.)
자주 자주 포스팅해주세요. 틈날 때마다 마실 올께요.
앞으로는 이곳으로 마실 오면 되는 거죠? ^^
글을 쫙 옮겨와야할텐데...참 귀찮아서 큰일입니다;;
자동으로 백업이 (엠파스 -> 이글루스) 된다는 기능도 알기도 귀찮고;;;
아 왜 귀찮게 엠파스는 없어지고그런지 ㅠㅠ
요즘 제 주위의 분들은 죄다 얼음집으로 가시는군요?
얼음집이랑 텍큐랑은 이상하게 서비스 호환이 안되서 불편한게 좀 많은데 말이죠..^^;;;
그래도 싸이로 가시는것 보다야 현명한 선택인거 같네요.
앞으로는 엠파스 블로그로 안찾아뵙고, 이곳으로 마실 올께요.
(스킨도 깔끔하시고 좋으시네요. ^^)
왜 이글루랑 텍큐랑 호환이 안되는건지..........ㅠㅠ
이글루스에는 '마이'에 '업데이트 알림'이 있어서 트랙백, 핑백, 댓글, 답글 등을 구분지어서 알려주거든요. 그런데 댓글에 답글을 적는 것이 아닌, 댓글에 또 다른 댓글로 답글을 적으면 업데이트 알림에 표시되지가 않아서요..
그런데 트리니티님 블로그에서 haru님과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걸까요? T.T
어느순간 부터 지원이 되지 않고 있어요.....ㅠㅠ
매번 번거롭게 왔다갔다 해야하는게 참..이용자 입장에선 에휴.ㅠㅠ
진작 올걸 ㅠ
근데 전 변함없이 이렇게 해요 양해를 ㅠㅠ ㅎㅎㅎ